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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양육비 오르면 뭐하나? 이혼 후 80%는 양육비 못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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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8-02-06 16:06 조회51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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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육비 산정기준 올라…실효성은?

해마다 이혼하는 부부가 늘고 있습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이혼 건수는 10만 7천 300여 건. 이 가운데 절반은 미성년자 자녀를 둔 부부였습니다. 부부가 헤어진 뒤 아이를 키우는 쪽에선 양육비가 가장 큰 화두가 됩니다. 서울가정법원은 지난해 11월, 이혼부부가 양육비 분담액을 정할 때 기준이 되는 평균 양육비를 3년 만에 변경한 개정 양육비 산정 기준표를 공표했습니다. 월 53만 2천 원∼266만 4천 원으로 오른 건데, 현행 49만∼227만 원보다 평균 5.4% 인상된 겁니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올라야 무슨 소용이냐'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이혼 뒤 아이를 키우는 가정의 80% 이상이 양육비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 양육비 문제 해결할 법적 장치 없어

12년 전 이혼한 뒤 세 자녀를 혼자 키우고 있는 54살 조 모 씨를 만났습니다. 조 씨는 두 차례의 양육비 재판을 치렀습니다. 두 번 다 승소. 그러나 전 남편은 아직까지 한 푼도 주지 않고 있습니다. 조 씨는 양육비를 주지 않으려고 마음만 먹으면 안 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조 모 씨 : 상대방 쪽에서 돈을 줘야 되는데요. 근데 거기서 이제 아무 대답이 없고, 서류를 계속 보내고 거기 주소지에 사는데도 우편물도 받지 않고 자기는 못 받았다고 얘기를 하고 지금 한 푼도 못 받았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15년 정부는 양육비이행관리원을 만들었습니다. 양육비를 제대로 받을 수 있도록 상담부터 재판까지 도와주는 기구입니다. 하지만, 돈을 받아낼 법적 강제력이 없다 보니 재판에 이겨도 소용이 없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상대방이 재산을 얼마나 가졌는지 알기 위해서 정보공개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잠적하거나 정보 공개에 동의하지 않으면 재판에 이겨도 돈을 받을 방법이 없는 겁니다. 실제로 비양육자가 거주지나, 소득과 재산 조사에 동의한 경우는 지난 2년간 (2015~2016년) 5.6%에 불과했습니다.

 

● 前 배우자 연락돼야 신청 가능

이혼을 하게 되면 전 배우자의 연락처나 근황을 아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연락처와 주소를 같은 기본적인 정보를 모르면 그나마 이행관리원의 도움을 받을 수도 없습니다.

3년 전 이혼한 35살 김 모 씨는 이혼 당시 양육비 50만 원을 약속 받았지만, 한번도 받지 못했습니다. 이행관리원의 도움을 받으려고 해도 전남편과 연락이 끊겨 신청조차 못했습니다.

[김 모 씨 : 합의 이혼이었기 때문에 저희는 한 달에 50만 원 양육비 주기로 했었어요. 그랬는데 한 번도 못 받았죠. 그래서 제가 전화로 몇 번은 얘기를 했죠. 달라고, 달라고, 얘기를 했는데. 안주더라고요. 이행원이 있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그거는 그 사람의 거주지와 소득이 확인이 돼야 하고 뭐 이런 규정이 있는데 저는 거기에 해당 사항이 없고, 어디에 살고 있는지도 모르고 소득은 회사도 모르고 이러기 때문에 대상자가 안 된다고 생각해서 접수할 생각을 못했습니다.]

 지난 2년 간 이행관리원에 8만 여 건의 상담이 폭주했지만, 정보 공개에 동의해 접수라도 되는 경우는 1만 2천 여 건, 실제로 한 번이라도 지급된 경우는 20% 수준에 에 불과했습니다.

[전영순/ 한국한부모연합 대표 : 가장 큰 문제는 못 받고 있어서 지금부터라도 좀 받아야 되겠다고 이제 이행관리원을 통해서 신청을 하고 절차를 시작할 때부터 상대 배우자의 정보 공개 동의서를 받아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면 그쪽에서 동의해주지 않으면 시작이 안 되는 거죠. 아니면 좀 더 효율적으로 아예 이혼할 때 정보 공개 동의서를 서류에 저는 작성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양육비 사각지대에 있는 '미혼모'

그런데 법적으로 결혼한 이혼 부부들 보다 더 힘든 처지인 한부모가 있습니다. 바로 미혼 혹은 비혼 부모의 경우인데요. 양육 부모가 상대방으로부터 양육비를 받기란 하늘의 별따기입니다.

30대 초반의 이 모 씨는 7년 전 임신 당시 아이 아빠와 연락이 끊겼습니다. 임신 사실을 알렸지만, 헤어지게 되면서 미혼모가 됐습니다. 고시원에서 혼자 살며 아이를 출산해 키우고 있습니다. 지난 2015년 양육비를 청구하기 위해 이행관리원에 접수했지만 아직 양육비는 받지 못했습니다. 

미혼모가 양육비를 받으려면 이런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연락이 끊긴 생부를 찾아낸 뒤, 친자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만약 생부가 자기 자식이 아니라고 주장하면, 유전자 확인 검사까지 해야 합니다. 미혼이나 비혼 양육자의 많은 수는 비 양육자와 연락을 안 하고 사는 경우가 많아 찾아내는 것부터 힘든 데다 비양육 친생부모의 경우 순순히 친자를 인정하지 않은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이런 절차를 걸치는데 길면 3년까지 소요되니, 이행 과정에서 포기자가 속출합니다. 이씨는 이런 과정을 거쳐 양육비 소송에서 이겼지만, 아직 한 푼도 받지 못했습니다. 역시나 양육비를 못 주겠다고 버티면 사실상 받아낼 방법이 없는 겁니다.

[이 모 씨 : 양육비 소송하는 자체가 너무 힘들어요. 상대방을 보기 싫지만 큰 마음 먹고 했죠. 감치(양육비 이행명령 지키지 않아 구치소 수감) 까지 했는데도 안 주고… 소송 해도 못 받을 거 같으니까 포기하는 엄마들도 많거든요. 아예 엄두도 못 내는 엄마들도 많아요.]

● 해외선 국가가 먼저 지급하고 구상권 청구

지난해 양육비이행관리원에 접수된 9천 500여 건 가운데, 미혼 비혼 가정의 상담 건수는 536건. 이 가운데 소송이 완료된 사례는 7건에 그쳤습니다. 독일과 스웨덴 등 여러 유럽 국가에서는 국가가 양육비를 대신 준 뒤 당사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합니다. 또 미국과 영국, 캐나다처럼 양육비를 주지 않으면 운전면허증이나 여권을 갱신해주지 않는 나라도 있습니다.

[한승미/변호사 : 현행 법 제도는 나라에서 선지급을 해서 경제적 손실을 국가에서 복지 비용으로 부담하겠다라고 나서지 않는 이상은 양육비 채무자라고 할 수 있는 비양육친이 양육비를 주지 않겠다고 하면 방법은 정말 없습니다. 미국이나 선진국에서는 양육비 불이행에 관해서 형사 처벌합니다. 여권 발급을 거부하거나 운전면허증 갱신을 거부하거나 행정적인 절차들 피부에 와 닿는 불편들을 주면서 이 사람이 양육비를 안 줄 수 없게 몰아가는 그런 제도들이 있습니다.]

아동 복지의 측면에서도 필요한 양육비 집행. 전문가들은 양육비 이행과정관리원의 정보 조회 권한을 확대하는 등 강제성 부여가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양육 하지 않는 쪽의 부모 역시 자녀 양육비를 부담하는 것이 당연한 책임이라는 인식 개선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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