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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월급이 늘어서 소득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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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9-12 16:59 조회25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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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한때였다. 남편과 아내와 딸은 서로 아꼈고 의지했다. 생활도 풍족했다. 부부는 휴대전화 매장을 운영해 한 달에 1천만원씩 벌어들였다. 그러나 갑작스레 성공한 남편은 돈 앞에 무너졌다. 한 달에 보통 1천만원, 적게는 200만~300만원씩 유흥비로 탕진했다. 하루 술값으로 900만원을 쓴 적도 있다. 급기야 파산 위기에 몰린 남편은 폭력성을 드러냈다. 남편이 두렵고 원망스러웠던 아내는 결혼 10년 만인 2013년 이혼을 결심했다. “재산을 나누고 위자료를 받기는커녕 대출받아 남편에게 300만원을 건네고서야” 이혼에 반대하는 남편과 협의이혼을 할 수 있었다.

 

아동양육비 12만원이 끊겼다

불행은 길었다. 구혜미(41·가명)씨에겐 당장 딸과 둘이 먹고사는 일이 급했다. ‘이혼녀’ 딱지보다 ‘가장’이라는 새 이름이 더 버거웠다. 부모님 집으로 들어간 뒤 공장에 출근했다. 하루 13시간씩 일해 180만~190만원을 벌었다. 그럭저럭 생계는 해결됐지만, 혼자 남은 딸이 걱정이었다. 콜센터 상담원으로 다시 취업해 하루 9시간으로 일을 줄였다. 월급도 150만원가량으로 함께 줄었다. 부모님에게 생활비·병원비로 40만원을 주고 나면, 그는 늘 돈에 쫓겼다. “양육비는 고사하고 어쩌다 한번씩 만나는 딸에게도 편의점에서 라면을 사주는 전남편”에게 기대할 것은 전혀 없었다.

이혼한 지 1년이 지났을 무렵, 9살 딸에게 조심스레 물었다. “엄마가 ‘한부모가족’ 지원을 신청할까 하는데 괜찮을까. 친구들에게 알려질 수도 있는데….” 일찍 철든 딸은 엄마를 더 걱정했다. “나는 창피하지 않아. 지원받아서 방과후수업을 들을 수 있으면 좋겠어.” 딸의 말에 안심한 엄마는 동주민센터를 찾았다. 엄마 또는 아빠와 만 18살 미만(취학시 22살 미만) 자녀로 구성된 한부모가족 중 저소득 가구에 주어지는 복지 혜택을 받기 위해서였다. 이후 정부가 주는 아동양육비(2017년 월 12만원), 학용품비(연 5만4100원), 방과후수업 자유수강권(연 60만원)으로 구씨는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 수 있었다.

빠듯한 생계에 지쳐가던 그에게도 좋은 일이 생겼다. 지난 1월 파견업체는 공공기관 콜센터에서 민원인 대상 전화 상담을 하는 일자리를 제안했다. 지금보다 10만원 정도 오른 월급을 받을 기회였다. 이직한 다음날, 통장에는 월급 160만원이 찍혔다. “생활이 나아지겠다” 싶었다. 그러나 며칠 뒤 동주민센터 직원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신고된 급여가 (지원) 기준 금액을 4만원 초과해 더 이상 지원이 안 됩니다.” 그의 예고대로 매달 21일에 지급되던 아동양육비 12만원은 더 이상 통장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저소득 한부모가족 지원을 받으려면, 올해 2인 가구의 소득인정액이 월 146만3513원(중위소득 52%) 이하여야 한다. 소득인정액이란 소득평가액(실제 소득에서 지출비용 등 제외)과 재산의 소득환산액(주택·자동차 등을 소득으로 환산)을 더한 금액을 말한다. 구혜미씨의 경우 10만원가량 월소득 증가로 지원 기준선인 ‘월 146만3513원’에서 ‘4만원’을 초과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구씨의 경제적 능력이 회복된 것으로 정부가 판단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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