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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부모의 마음풍경 ⑩·끝] “우리에게도 분명 힘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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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7-05-10 13:26 조회17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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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이혼을 꿈꾸며 살진 않을 것이다. 그리고 혼자가 되는 건 그냥 누군가의 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나 또한 그랬었다. 결혼에 대한 환상으로 시작하여 두 아이의 엄마로서의 평범한 삶을 기대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결혼생활은 결코 환상이 아니라는 것을 점점 깨달아가게 되었다.

두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 5학년이던 해 여성 가장이 되었다. 먹고 사는 문제를 나 혼자 책임져야 한다는 두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리고 결혼에 실패했다는 수치심을 극복하는 데는 제법 긴 시간이 필요했다. 내가 한부모인 것을 알면 주변에서 어떻게 볼지 내 스스로의 편견에서 빠져나오는 것 또한 쉽지 않았다. 누군가가 나에게 ‘남편은 뭐하세요? 묻는 순간 용기 내어 ‘나 혼자예요’ 했더니 그분이 어찌할 바를 모른다. 사람들에게 이야기 한다. 무조건 나를 드러내는 것만이 용기는 아니라고, 누군가를 불편하게 할 수도 있는 일이라고...

혼자서 아이 둘을 키우려면 정신을 바짝 차려야만 했다. ‘함께 살지 않지만 아이들에게는 아빠가 있는데 왜 나 혼자 모든 책임을 지려고 하지?’ 그러면서 양육비에 대한 문제로 전배우자와는 법원에서 다시 만났다. 어느새, 국가도 함께 양육을 책임져야 한다고 외치는 목소리 큰 엄마(여성)가 되어 있었다.

최소한의 생활비로 견뎌야 하는 삶에 익숙해져야 했고, 여전히 아이들은 엄마와만 살고 있음을 말하는 걸 아주 조심스러워 한다. ‘아빠 없는 애랑 결혼하는 거 좀 그렇지 않니?’ 직장에서, 아니면 지인들에서 편견을 경험하기 때문이다. 사회인이 된 아이들은 이제 아무 준비 없이 늙어가고 있는 엄마의 노후를 염려하고 있다. 나 또한 아무 대책 없이 살고 있는 내가 걱정스럽다.

이는 나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살아가는 모든 한부모들의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다른 나라들의 한부모들의 삶은 어떨까 궁금해 최근 가까운 일본을 다녀왔다. 지역의 작은 공간을 빌려 매달 가족모임을 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모습과 오버랩되어 매우 친근하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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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직접 만난 일본의 싱글맘들 또한 먹고사는 문제로 힘들어 했고, 편견으로 불편함을 경험하고 있었다. 아이 양육 문제, 또 노후 준비 등 같은 고민을 하는 것을 보고는, 큰 틀에서는 일본의 한부모들도 우리와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미세하게 느껴지는 차이는 일본의 싱글맘들이 체감하는 어려움이나 절실함은 한국만큼은 커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아동수당제도가 있어 기본적인 양육환경이 갖추어져 있다는 것, 적어도 원가족이 내치지 않고 포용한다는 것이 약간의 차이인가? 아니면 연금제도? 그 세밀한 배경을 알지 않고는 설명하기 어려운 차이이다.

다음은 자녀의 독립을 맞이한 일본의 싱글맘 샤노요코의 글이다.

여성으로, 싱글맘으로, 프리랜서로 일한다는 것은, 이 사회에서 분명히 불리하다. 왠지 입장이 약하다. 많은 이야기를 들어야 하고 많은 상처를 받는다.

믿었던 사람이 갑자기 ‘남자 특유의 공격을 해온다. 어느 순간 남자들은 ’이혼을 경험한 여자라면 신경 안 쓰고 놀 수 있다‘거나 무료로 공모에 사용할 기획서를 만들어 달라고 한다든지 해서 혼자서 운 적이 수없이 많다. 그러나 울고 있을 수만은 없다. 상대의 이야기도 요령있게 적당히 듣고, 믿음이 안가는 사람과는 거리를 두기도 한다.

그녀는 아이를 키우는 젊은 싱글맘들에게 조언한다. ‘불안하다고 해서 필요이상으로 무리하거나 참지 않았으면 해요. 우리도 하고 싶은 일을 해도 됩니다. 우리에게도 분명 힘이 있어요.’

그녀는 사회의 시선에 주눅 든 아이들에게 이렇게 계속 말하려고 한다. ‘우리에게는 힘이 있다. 싫다고 느끼는 일은 그만두자. 분노를 느끼면 ’노‘라고 말하자. 하고 싶으면 손을 들자. 슬프고 힘든 생각을 했기 때문에 생기는 힘이 있다. 반드시 있다.’

우리와 여러모로 비슷하지만 일본의 싱글맘들은 한국의 싱글맘 당사자 모임이 활성화되어 있다는 점에 매우 부러워했다.

우리를 부러워하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부러워하지 마세요. 결국은 싱글맘들이 모일 필요가 없는 사회를 향해 활동하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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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순 한국한부모연합 대표

1437호 [사회] (2017-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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