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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스케치>2018년 워라밸 시각에서 본 한부모의 노동과 삶 포럼을 보고... by공채은(서울한부모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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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8-09-21 11:09 조회35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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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이나 사별, 혹은 비혼출산으로 예기치 않게 혼자 아이를 양육하는 한부모에게는 생계유지가 가장 시급한 문제입니다. 물론 당장 살고 있는 집에서 쫓겨나거나 언제까지 집을 비워줘야 한다거나 당장 거주할 곳이 없는 한부모는 주거가 가장 시급할 수도 있기도 하지만, 옛말에 ‘산 입에 거미줄치랴’는 말이 무색하게도 길가 밭 푸성귀에도 주인이 있는 지금 시대는 내손 내발로 찾아 나서지 않고는 정말 굶어죽기 딱 좋습니다. 한부모가 되기 전부터 경제활동을 했다거나 원래 재산이 많은 한부모도 있겠지만 한부모가 된지 올해로 17년이 된 제 경험으로 보면 그런 분은 한 10명에 한명도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경력단절이거나 이렇다 할 경력이 없는 한부모는 당장 먹고살 생각에 마트나 식당에 취업합니다. 대표적 서비스업종 군인 곳은 일단 근무시간이 길고 남들 쉬는 공휴일에 쉴 수 없습니다. 아이가 유치원이나 학교에 가지 않는 토요일이나 공휴일에 엄마는 일하러 가야 하고 아이는 혼자 집에서 밥을 먹고 숙제를 하고 TV를 보고 게임 하면서 혼잣말을 하며 놀아야 합니다.
8시 이후 퇴근한 엄마가 집에 왔을 때는 엄마도 힘들고 아이도 잠을 자야 하지만 아이는 자지 않고 피곤한 엄마에게 계속 칭얼댑니다. 엄마와 아이가 최소 저녁밥상을 사이에 두고 도란도란 애기할 시간조차 허락되지 않는 이 가족에게 진정한 의미의 쉼(life)이란 없습니다.
엄마는 집에 혼자 있는 아이가 안쓰러워 이직을 결심합니다. 특별한 기술이나 자격증이 없는 한부모는 식당을 그만 두고 마트로 들어갑니다. 또 마트를 나와서 식당에 취업을 반복합니다. 자격증을 취득하여 주5일 남들 쉴 때 같이 쉬는 일자리를 잡고 싶지만 한 달 벌어 한 달 사는 한부모에게 사설학원비는 부담입니다. 국가에서 시행하는 무료 직업훈련도 부담이 됩니다. 지금 당장 돈을 벌지 않으면 입에 풀칠을 할 수 없는데, 내 아이가 밥을 굶는데 어떻게 무슨 수로 공부를 해야 할까요?

긴 세월 혹독한 노동으로 한부모는 병을 얻고 아이에게 남들처럼 해주지 못한 죄책감에 마음의 병까지 생깁니다. 필요할 때 옆에 있어 주지 못한 엄마의 고단한 삶을 보면서 한부모 자녀는 일찍 철이 듭니다. 내가 엄마를 책임지고 행복하게 해줘야겠다는 마음에 아이는 자기의 꿈을 꾸기 보다는 엄마의 편안함을 돕고자 일찍 사회에 나옵니다. 그러나 엄마의 최저임금으로 양질의 교육을 받지 못한 아이는 너무 높은 취업의 벽을 넘지 못하고 무기력한 아르바이트 인생을 살아갑니다. 결국 한부모가족의 가난을 대물림 받겠지요.

과연 한부모가족의 워라밸이 실현되는 세상이 올까요?
일과 생활의 균형이 맞아서 삶의 질이 높아진다는 것은 직장과 주거가 안정이 되어 있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하루 10시간 이상의 노동으로 입에 겨우 풀칠을 할 정도의 최저임금으로는 삶의 질이 나아지지 않습니다. 햇빛이 들지 않는 지하방이나 방 하나에서 엄마와 자녀가 함께 기거한다거나 방이 두 개라도 고작 7평 8평이라면? 또 월세집이라서 한 달 일한 급여의 일정부분이 월세로 나간다면 그 또한 삶의 질은 피폐해지겠죠.

그렇다면 한부모가족의 워라밸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바로 양질의 일자리가 보장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루 8시간 일하고 퇴근하여 아이와 저녁밥상을 함께 하며 오늘 일어난 이야기, 서로의 경험과 관심을 나누며 가족이 함께 하는 것. 서로의 공간이 확보되고 최소 발 뻗고 윗몸일으키기를 할 수 있는 거실이 있는 집, 햇빛이 들어오고 바람이 통하는 공간에서, 이웃과 소통하며 지역에서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집, 이런 최소한의 것이 보장이 되어야 한부모가족이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복지국가의 수준을 측정하는 척도로서 가구형태를 선택할 권리, 곧 한부모의 삶을 얼마나 보장하는가로 그 국가의 복지수준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 점에서 한부모가족의 정확한 통계조차 내지 못하는 우리나라는 최하의 복지국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동안 한부모 정책에 관한 많은 토론은 한부모의 삶이 질이 나아지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에 대한 원인 분석이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아동수당 몇 만원 인상 또는 아이를 키우고 있으니 신혼부부만큼 주택정책에 혜택을 주고 양육비를 위해 많은 분들이 애쓰고 계시는 것은 알고 있으나 좀 더 한부모 삶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함께 나이 들어서도 일하면서 기본적인 생계를 책임질 수 있는 단독생계부양자 모델로 정책을 세우지 않는 다면 한부모 문제는 미봉책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 합니다.
이 자리를 마련해 주신 국회의원과 한국한부모연합에게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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