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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바디 마이초이스 -여성의 재생산권을 허하라 (by 장현선 대전여민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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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작성일16-11-15 10:52 조회1,03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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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다시 낙태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2010년 프로라이프 의사회가 인공임신중절수술을 시행한 산부인과 세 곳을 고발하면서 뜨겁게 낙태논쟁을 불러일으킨 이후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낙태를 둘러싼 논쟁이 지난 9월 보건복지부가 임신중절시술을 한 의료인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의료관계 행정처분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함으로써 또다시 불거진 것이다. 여성들은 자신의 몸에 대한 결정권을 주장하며 검은 옷 검은 마스크를 쓰고 거리로 나섰다. 의료계의 반발과 여성들의 이러한 움직임에 보건복지부는 한발 물러서 시행령 개정안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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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여성계는 이 사건을 계기고 여성의 재생산권을 주장하며 낙태금지법의 전면폐지운동을 벌여나가고 있다. 더 이상 국가가 여성의 몸을 통제하는 것을 참지 않겠다는 선전포고를 한 셈이다. 또한 부정적이고 비도덕적 불법행위라는 이미지를 불러일으키는 ‘낙태’라는 용어 대신 ‘임신중단’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것을 주장하였다.

 

 그동안 형법상 범죄로 규정되어 있긴 하지만 별 제약없이 행해지던 낙태가 여성에게는 늘 발목을 잡는 찝찝한 문제였다. 생명존중이라는 명분 앞에 주눅들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그동안 여성들의 임신중단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처벌함으로써 임신, 출산에 대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억압해 왔던 형법 269조를 전면 폐지하고 여성 스스로 자신의 임신중단 권리를 행사하도록 해야 할 때이다. 동시에 안전한 임신중단 시술은 여성의 기본권이라는 사회적 공감을 이끌어 내야 할 것이다.

 

 따지고 보면 여성의 임신중단 이유는 다양하며 임신중단을 결심하기까지는 무수한 삶의 맥락과 현실적 조건이 있음에도 이를 법적 조항으로 규제하는 것 자체가 여성인권과 건강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그동안 이러한 법적 규제로 인해 무수한 여성들이 법을 피하기 위해 터무니 없이 비싼 수술비용과 불법수술 등과 같은 심각한 위험에 노출되어 있었을 뿐 아니라 오로지 임신중단에 대한 신체적 심리적 모든 부담은 여성 홀로 떠맡아야 했다. 그뿐이 아니다. 임신중단을 법으로 금지함으로써 여성에게 임신 선택을 강요하고 있지만 국가는 여성이 임신과 출산을 선택할 수 있는 어떤 사회적 보장도 해주지 않고 있다. 24세 미만 청소년한부모가구는 1만 6천 가구가 넘지만 여성가족부에서 지원하는 보호시설이나 지원정책은 턱없이 부족하여 대다수의 청소년한부모가족은 국가의 보호밖에 있는 상황이다(물론 90%이상이 미혼모자가구이다). 낙태가 불법이지만 한 해에 17만 건의 인공임신중절수술이 행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낙태 단속 강화는 낙태수술의 암시장화와 고비용수술의 성행을 부추길 것이다. 나아가 이런 고비용의 수술비를 마련하지 못한 미성년자들은 화장실에서 출산하고 베이비박스에 아이를 내다버릴 수밖에 없는 끔찍한 현실이 계속 반복될 것이다. 거리에 버려지든 말든 일단 낳고 보라는 국가의 태도는 얼마나 무책임하고 안일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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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는 낙태를 금지하고 처벌을 강화함으로써 출산율을 높일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지도 모를일이다. 그러나 감히 단언하건데 출산율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은 낙태의 합법화이다. 이미 낙태를 합법화하고 청소년들에게 무료로 피임기구를 배부하고 낙태시술비의 의료보험화를 시행함으로써 오히려 출산율을 높이고 있는 선진국의 예에서 우리는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물론 낙태의 합법화와 함께 미혼모 가정을 비롯한 자녀출산과 돌봄을 지원하는 가족정책이 뒷받침되어 출산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하며 낙태를 결심하기 전 여성의 고민을 들어주고 가능하면 출산으로 연결해 주는 서비스전달체계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즉 낙태의 합법화, 임신중단의 합법화를 통해 안전한 환경에서 합리적 비용으로 인공임신중절수술을 받게 하는 사회적 장치를 마련함으로써 건강한 여성의 모성을 보호하고 유지하여 이후 출산을 이어나갈 수 있게 해주어야 하며, 무엇보다도 많은 임신중단을 고민하는 여성들이 출산을 선택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성들 스스로 피임을 선택할 수 있는 평등한 관계가 가능해야 하며, 비혼 여성들의 임신과 출산 그리고 한부모가족에 대한 사회의 따가운 시선과 차별이 사라져야 한다. 또한 양육의 책임도 여성만이 아니라 남성과 국가, 사회가 함께 나누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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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신과 출산은 여성의 삶 전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일이며 따라서 임신중단은 다른 누구도 아닌 여성 자신이 선택해야 할 문제이다. 여성의 몸과 재생산에 대한 자기결정권은 포기할 수 없는 중요한 권리이다. 이제는 ‘마이바디 마이초이스, 여성의 재생산권을 여성에게 허하라! ’는 외침에 사회가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2016.11.3. 대전여민회 장현선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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